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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마이가든



문재인의 운명-문재인

예전에 힐링캠프에 문재인이 나온 것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
그래서 읽었다기 보다는, 이런 류의 책을 너무 안읽고 있는 듯하여 몇 권 샀고, 그 중 먼저 읽었다.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그 사람의 인생역정과 노무현 시절,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별로 가감없이 드러나 있다.
이를테면 그는 선한 사람이고 좋은 변호사, 사회운동가이다.
어떤 시절들에 대한 서술에서는 그때의 이면사를 들여다보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정치인 문재인으로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데, 거기 끼어들기에는 너무 어진 사람이 아닌가 싶다.
시대적 의미를 관철할 수 있는 정치적 지도력...이런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공리론적 발상일 수는 있지만, 노무현의 실패-실패라고 한다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문제로,
이런 식의 책은 나름 의미가 있기는 하겠지만,
회고록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 또한 갖게 된다.
나는 좀 더 리얼하게, 노무현 정권 전후의 단면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이민자 영화

이대에 있는 아트하우스모모에서 봤다.

이대 교정을 천천히 들러본 것은 처음이다.
구 교정쪽은 적당히 굴곡진 지형을 따라 역사를 간직한 건물과 정원이 오밀조밀하게 채워져 있었다.
그런 풍경을 좋아한다, 신도시의 건물들과 공원에서는 좀처럼 체험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가끔 고궁이나 역사가 있는 학교에서 그런 공간을 경험한다.
그에 비하여 영화관이 들어서 있는, 새로지은, 중간이 텅 빈 건물은, 뭐랄까,
그 공간의 의미가 잘 안잡히는 느낌이다, 몇 차례 보고서도 아직 납득이 안된다.

아트하우스모모가 마음에 드는 것은 좌석 사이의 경사가 많이 져서 앞이 훤하다는 점이다.
옛날 극장이 그랬었다. 
앞좌석에 신경이 전혀 안쓰이고 화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민자(A better life)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다, 마이너 영화같다.
불법체류자문제, 소수이민자문제등을 배경으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관계를 다룬다.
새롭다는 느낌은 별로 안들었지만,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사태를 차분히 응시하는 시선이 마음에 들었다.
그것이 관람하는 사람에게 더 깊은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누군가가 존재의 근거, 윤리적 행동의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영화는 부자간의 관계에서 그 점을 넌지시 보여준다.
내게도 필요한 일이다.


사촌조카 결혼식2 잡담

사촌 조카들이 우르르 결혼하는 시즌이다.
비슷한 또래의 조카들이 여지껏 그냥 살더니 작년 올해 사이에 줄줄이 결혼했다.
지난 주말에도 사촌조카의 결혼식이 있었다.

결혼식은 멀지않은 도시에서 있었으나 길이 너무 막혀 결국 지각을 하고 말았다.
가족사진에 얼굴을 내밀지 못했으니 나중에 타박을 받으려나...

조카는 공돌이였지만 글을 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엉뚱하달 수 있지만 사촌형님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했었다.
그러나 나는 조카의 글을 한 편도 읽지 않았다.
대중소설에 대한 편견 때문일 것이다, 아니면 어떤, 너무 가까운 사람의 적나라함을 보게 되는 것이 두려워서일 수도 있다.
앞으로는 읽을 마음이 생길까...모르겠다...아마도 조카의 얘기를 한 번 더 들어보고서야 결정할 수 있을 것같다.

글을 쓰는 일은...나중에 한 번은 해보고 싶다.


문글로우 음악/공연

합정역 근처 예전에 승무원학원 있던 건물 뒷편에 있는 라이브재즈바다.
피아노를 치는 신관웅씨가 주인이다.
몇 번 경영상의 이유로 문을 닫을뻔 했는데 독지가의 도움으로 근근히 유지하고 있다, 고 한다.

초창기세대의 재즈 음악인들이 정기적으로 연주를 한다.
나는 근처에 있으면서도 잘 못갔는데 얼마 전에 기회가 있었다.

한때 라이브재즈바가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꽤 큰 바도 몇 개가 있었는데,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재즈음악하는 거개의 사람들을 다 볼 수 있었다.
이 가게에서 연주듣고 다음에 저 가게 가보면 또 그 팀의 연주를 듣고...
저변이 좁아서 그럴 것이다...아니나다를까 재즈바람도 서서히 잦아들었다.
배고픈 음악이다.

문글로우를 들렀을 때도 같은 느낌이었다.
몇 군데 채워진 좌석을 위해 하룻밤 연주를 하는 재즈음악인들....밥벌이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음악을 따라가면서도 그 모습이 쓸쓸하였다.

선거 잡담

총선의 결과가 나왔다.
결과를 확인하면서 밤새 머리가 지끈거리고 우울하고 답답하였다. 

야권이 범한 일련의 실수 어정쩡함 전략의 부재 등을 생각한다면 예측 가능한 결과라고 할 것이다.
그렇게 헤매고 나서도 승리를 꿈꾼다면 그게 순진한 것 아닌가.
그러나 그보다 더 여권이 승리했다고 보인다.

선거로 공동체의 공적 권력을 구성하는 방식은, 내게는 여전히 숱한 의문이 남는다.
그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제는, 나도, 인정은 한다.
그럼에도 공동체가 선거 결과에 의해 지나치게 과도하게 규정당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이미지, 시뮬라크르, 프레임 같은 것이 선거의 판세를 좌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선거가 정치적 정파간의 전쟁이고, 전쟁에서는 이겨야 하므로,
전쟁 방법의 하나로 그런 것들을 쓸 수 있다고 하는 사고가 만연하여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쟁의 도의와 정치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좋지않은 것이다.

김용민 파문은 마이너 문화가 메이저로 진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드러내었다고 보인다.
그것은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과 같은 것인데 지나치게 간과하였다.
정체성에 대한 파악을 못한채 설익은 권력의지가 빚은 참화가 아닐까 싶다. 
....

개인적인 소회를 몇 가지 기록하여 둔다.

K형과 M형은 처지가 바뀌었다.
지향이 거의 같은 두 양반이었다,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 서는 모습은 앞으로도 결국 못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Y형은 무난히 당선되었다. 
이런 정도 사람이라면 괜찮다는 생각이다.

H는, 예전에 정치를 할 거라고 하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의원이 될줄은 몰랐다.
사적으로 만나서 좋지않은 사람은 좀처럼 없다....정치가 그런 것이다.

K는 다시 당선이 되었다.
지켜보자, 어떤 친구인지.

다른 K는 이번에도 떨어졌다. 
정치낭인의 길을 걷고 있다고 보인다.




화차 영화

변영주 감독의 영화다.
낮은목소리의 감독으로 기억하고 있고,
그리고 최근에 TV나 여러 매체에 자주 얼굴을 비추었다.
나꼽살에도 나와서 영화제작현실에 대한 얘기를 했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어서 보게된 영화라고 해야겠다.
기대를 했느냐...고 하면 딱히 그런 것은 아니고 기본은 하겠지 하는 심정이었다.
휴일 오후는 심심하고, 원래 보려고 했던 토리노의 말은 너무 먼데서 상영되고 있었다.

미야베 미유끼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 사람의 글은 한 권 읽었는데,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사회파추리라고 하는데, 추리소설로는 구조가 미진하고 리얼리티적 면에서는 그냥저냥했다.

괜찮은 영화였다...그 정도다.
중후반부까지 이야기의 흡입력이 강했고, 긴장감도 괜찮았다.
끝부분은 이건 영화 찍고 있습니다 라는 느낌이어서 좀 민망했다.

감독의 의도는 인간을 극단으로 내모는, 그리고 거기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게 하는 구조를 드러내는 것이었을 게다.
그랬다고 하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봤다. 
그러나 그 부분은 나래이션으로 소략하게 처리되고 영화는 그 다음의 추리적 측면이 앞에 나서 있다.
원래 감독 의도가 다른 것이었었나?
...

사채업자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모습이 지나치게 상투적이었다. 거슬렸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빌 브라이슨

과학사 전 분야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책.
대중적으로 쓰여졌다.
심심할 때 잠자기 전에 설렁설렁 읽어나가고 있다.

예전에 아시모프나 세이건 같은 사람들의 책을 즐겨 읽었었다.
과학에 대한 이해의 욕구 때문일 것인데, 
문학이나 예술보다 과학이 드러내는 어떤 면이 훨씬 아름답고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느끼고는 한다.
단단한 물질이 원자론적 관점에서는 사실은 텅텅 빈 어떤 것이라는 발상은 얼마나 신기한가.
인력이란 게 공간의 휘어짐의 결과라는 사실은 얼마나 기이한가.

현재의 과학 체계는 수없이 많은 지식이 축적된 어떤 구조물이라는 걸 책은 보여준다.
그걸 애써 드러낸다기 보다는 각 분야의 역사를 서술하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그렇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지식의 경계에 서기가 좀처럼 어렵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과학의 종말 같은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런데 이 점은 예전부터 항상 그러지 않았을까.
...

나는, 과학이나 수학을 별로 잘하지 못하다가,
고3이 되어서 갑자기 눈이 트였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이전까지는 이해가 안되는 문제를 지나치지 못하고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었던 반면에,
고3 되고서는 그 질문을 접고 단순한 수식간의 관계 문제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실은 입시를 위해 과학적 호기심을 근원적으로 꺾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 

성당 결혼식 잡담

일전에 사촌 조카가 결혼했다.
시골 도시의 그리 크지않은 성당에서였다.
조카는 평소에도 활달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이었는데 꾸며놓으니 미모가 도드라졌다.
쌀쌀한 날씨여서 어깨를 드러낸 웨딩드레스가 추워보였다.

작은 성당안이 사람들로 빼곡하였다.
사촌네나 신부도 신자이고 또 소읍이다보니 집전을 하는 성당신부도 두루 친숙한 눈치다.
의례적인 주례사가 아니라, 어릴 때부터 지켜봐온 동네 어른이 이런저런 얘기를 들러주듯이 말을 했다.
신랑신부에게, 그 부모들에게 또 주변 사람들에게.
그게 참 듣기 좋앗다.

그 전후로, 천주교의 의례에 따른 식절차가 진행되었다.
포도주잔을 들고, 밀전병을 나누고, 축도를 하고 하는 일련의 절차들이다.
그것은 종교의 상징적인 행위일 것인데, 윈시적인 제의의 흔적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어떤 장엄함의 형식미를 구현한다는 인상이었다.
수천 년의 천주교 역사가 쌓아온 전통의 어떤 힘 같은 그런 것 말이다.
부박하여지기 이를데 없어진 이즈음의 결혼식과는 비교되는 어떤 측면이었다.

물론 그것이 지금 이 시대 여기의 결혼의 본질을 담고 있느냐 하는 것은 별개다.
제도로서의 결혼은 생물학적 본능의 기초를 상당히 벗어나서,
사회와 문화의 변화속에서 규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친 천박함도 문제지만 고전적인 엄격함도 조금은 겉도는 느낌이었다.


일산의 LP BAR들 음악/공연

벌써 십 수년 전 일이다.
신촌의 우드스탁, 저스트블루스 또 도어스 같은 엘피 바를 드나들던 일이 말이다.
어쩌다가 죽이 맞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 인연으로 그 동네의 엘피 바를 설렵하였었다.
주로 록이나 블루스, 싸이키델릭등의 음악을 엘피판으로 틀어주는,
잡담은 조금, 술도 그리 과하지 않게, 음악은 풍성한 그런 바였다.
거기서 출발하여 라이브 재즈바, 공연장 등으로 보폭을 넓혔었던 기억이다.

그러다가 어찌어찌 좀 멀어졌는데, 그건 아마도,
그 동네를 떠난 탓도 있고, 여행을 다닌 탓도 있고, 생활이나 일에 쫒기기도 하였고 등등 때문일 것이다.
한동안 그 분위기에서 멀어졌었다. 

일산으로 터전을 옮기고서 적잖이 놀랐던 일이 그리 넓지 않은 일산 바닥에 
엘피 바들이 즐비하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간판에 엘피바 어쩌구 하여도 결국은 그렇고그런 동네 바이거나,
아니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그런 류의 바이겠거니 했었는데,
술마시고서 우연히 한 곳을 들렀다가 이게 보통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탄탄한 음반보유량에 괜찮은 음향시설까지, 그리고 대부분의 주인들은 음악전문가들이다.

웨스턴돔 쪽은 모르겠고 주로 라페스타 편에 몰려있다.
도어즈, 스모키, 우드스탁, 야드버즈, 올드락, 블루스델릭 등등...
(가게 이름이 거기서 거기인 것은 좀 그렇다)
다른 동네에 이런 식으로 몰려 있는 곳을 본 적이 없다. 예전 신촌도 띄엄띄엄 있었었지.
일산이 별난 동네인가...그렇게 몰려서도 먹고 사는거 보면 신기하다.
덕택에 가끔 맥주 홀짝이며 혼자 실컷 음악 듣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요즘 찾아듣는 몇 곡.
- Tin Pan Alley: Stevie Ray Vaughan
- Fake Plastic Trees: Radiohead
- Exit: U2
- Immigrant Song: Led Zeppelin(이건 밀레니엄 주제곡으로 듣고서 친해진 곡)


등등 



더블-박민규

두 권으로 이뤄진, 장정에 꽤나 신경쓴 소설집.

집중해서 읽은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날 때 한 두 편씩, 또는 조금 몰아서 그럭저럭 읽어내었다.
좀처럼 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분방한 상상력이 첫번째로 떠오르는 인상이다.
그것은 무협지로 가기도 하고 SF로 가기도 하고 과거로 이름도 모를 이국으로 종횡무진 뻗어나간다.
그럼에도 그 상상력이 그냥 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하려는 주제에 부응한다.
그리고, 특이한 문체가 또 기억에 남는다.
계속 읽다보면 그 문체 또한 어느 정도 짐작이 가고 무디어지지만,
그러나 처음에는 신선한 호흡이었다.

그러나 가장 강하게 든 인상은 리얼리티다.
상상력이 어디로 뻗어나가든, 어떤 제재를 택하든, 무얼 다루든,
과장의 제스쳐-그게 감정이든 뭐든간에-가 없다.
삶이나 사회를 직시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시니컬한 시각일지라도 적어도 그게 출발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동의한다.

괜찮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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